얄루는 일상 생활 속 디지털 무빙 이미지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예민하게 인지하며 동시에 작가로서 고유의 언어와 세계관을 통한 몰입형 스토리텔링을 확장하는 작업을 해왔다. 프로젝션 맵핑 조형, 미디어 파사드, VR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비디오 설치와 화이트 큐브에서 거대한 창고까지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 따른 대형 프로젝션 맵핑 조형시리즈물을 선보이며 비디오를 이용한 실험적인 스토리텔링을 고민하며 탐구하고 있다.

Since the recent pandemic, Yaloo spent a significant amount of time in Seoul. This experience helped her initializing Underwater Trilogy - Homo Paulinella the Lab, Pickled City, and Birthday Garden. All three chapters of the trilogy project capture a unique sense of contemporariness proper to East Asian metropolis, where centuries of time and the dramatic pulses of our planet in the Anthropocene can be accessed in a small alley.

미디어 작가 얄루는 시카고 예술 대학교(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비디오 아트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미국 헤드랜드 아트센터, 일본 후쿠오카 아시안미술관, 캐나다 라반데 비디오, 캐나다 웨스턴 프론트 소사이어티, 미국 베미스 스튜디오 아트센터,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 아트센터의 펠로우쉽 등에 선정된 바 있으며 비디오 데이터 뱅크의 린 블루멘탈 기념장학프로그램, 뉴욕 AHL 재단 시각 예술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캐나다 마니프 퀘벡 예술 비엔날레 (Manif d’Art), 벨기에 이미지 퍼시블 비엔날레 (Biennale de L’Image Possible)등 다양한 비엔날레를 포함 영국 최대 미디어 아트기관 팩트 리버풀(FACT Liverpool) 네덜란드 참여 등 다수의 개인 및 단체전에 참여하여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Yaloo earned BFA and MFA in video art from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She has been selected for fully funded international residencies such as Zer01ne and Asia Culture Center in Korea, the Fukuoka Asian Art Museum in Japan, Western Front and La Bande Video in Canada, the Headlands Art Center and Bemis Studio Art Center in USA. She was also awarded a Lyn Blumenthal Memorial Scholarship by Video Data Bank and won a Gold Prize in visual arts from the AHL Foundation in New York. Last year, she was part of a duo show at FACT Liverpool, UK.

연도 Year
프로젝트 Project
미디엄 Media
위치 Location
2022
호모 폴리넬라 더 랩: 가라앉은 도시 Homo Paulinella the Lab in the submerged city
단일채널 비디오, 유리 부착물, 책, AR single channel video, glass sticker, book, AR
온수공간, 서울, 한국 Onsu-gonggan, Seoul, South Korea
photo courtesy of KIM, Boeun, Yaloo

호모폴리넬라는 다른 지구 구성 종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종으로 진화했다. 이 지구에서 삶을 지속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다른 종과 함께 살기를 택했다. 게다가 그러한 진화의 이유는, 환경 문제 그리고 그것과 연결되는 식생활 루틴의 변화였다. 기존의 인류가 부과한 과업같은 것, 즉 지금의 인간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호모폴리넬라의 신체는 단지 인간의 몸만이 아니라 지구의 역사성을 내포하고 있는 복합적인 신체로 인식될 수 있다. 그래서 호모폴리넬라라는 개체의 몸은 단순히 몸이 아니다. '다양한 물질의 창발적 효과'가 일어나는 공간 속/관계 속 '신체'가 된다. 호모 폴리넬라는 인간에서 진화한 생물체이지만, 과연 그것이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야기한다. ‘갖고 태어난’ 것들에 대한 인위적 조작으로, (2022년의 기준에서)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능력을 갖추었으며, 그에 따라 흔히 인간이라 인식하던 외양과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하나의 거대한 시대 흐름으로 국가의 주도 하에 진행되었다. 불가피하게 자발적인 세대 교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한 점에서도 호모폴리넬라의 몸은 기관으로서의 신체가 된다. 안과 바깥의 경계로써의 신체가 된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던 지구의 여러 담론들이 축적된 신체가 된다.
(후략)

글 | 문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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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째 전 세계를 마비시키는 바이러스. 예상치도 못한 순간 창궐한 COVID-19는 인간이 어려움 앞에서 얼마나 무자비해질 수 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우리는 근거 없는 인종차별, 이에 따른 폭행, 버려진 마스크에 다리가 잘린 작은 새들을 목격했다.

얄루의 호모 폴리넬라 프로젝트는 우리가 겪은 이 팬데믹의 경험에서부터 본격화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이버펑크(cyberpunk)적 요소를 기반으로 비디오 맵핑이나 미디어 파사드 등 다양한 미디어 작업을 선보이는 얄루의 작업 중 2020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호모 폴리넬라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얄루는 이번 전시에서 벽과 창문 이곳저곳을 부유하는 민달팽이와 해조류의 형상을 호모 폴리넬라 생태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일종의 디오라마(diorama)로 정의한다.

얄루의 작업은 인간중심주의적이고 휴머니즘적인 시각을 탈피한다. 포스트휴먼의 모델로서 제시된 호모 폴리넬라는 신체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의문시하며 고 전적 휴머니즘의 가정을 파기한다. 얄루는 고전적 ‘인간’의 범주에 들지 못하던 타자를 포스트휴먼의 몸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러한 전회는 다가올 미래에 인류가 가져야 할 새로운 윤리의 가능성을 엿보게한다. 얄루가 제안하는 포스트휴먼―호모 폴리넬라―의 모습은 기존의 인간중심적이던 인류세의 시각을 상쾌하게 전환시킨다. 새로운 인간, 이것이 다가올 우리 지구 공동체의 새로운 윤리를 만들어 줄 희망의 실타래가 될지 모른다!

글 | 김서영

Homo Paulinella the lab installation at Onsu, Seoul
as part of a group show [Body Manual].